고의, 과실 판단 없이 위험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조항 등 33개 불공정 약관 시정
공정거래위원회는 금융위(금감원)으로부터 심사의뢰를 받은 은행약관(총 461개)을 심사하여 11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총 36개 약관조항, 11개 은행)에 대해 금융위(금감원)에 시정을 요청하였다.
한편 22개 유형(총 40개 약관조항, 22개 은행)의 불공정 조항은 심사과정에서 시정이 필요하다는 공정위의 의견에 따라 은행 측이 자진시정 하여 수정하여 사용하도록 했다.
약관 유형별 시정요청 조항 중 첫 번째는 은행을 면책하고 고객의 권리주장을 포기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은행의 진정성 확인해태 등 과실유무를 따지지 않고 팩스거래 관련 모든 위험을 고객에게 전가하여 고객에게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이는 은행의 고의, 과실로 인해 고객이 입게 될 손해에 대한 법률상의 책임을 배제하고 있는 조항이다. (약관법 제7조 제1호)
팩스거래와 관련하여 사고가 발생할 경우 고객으로 하여금 금융거래 비밀유지 또는 정보보호 규정의 위반을 주장할 권리를 포기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법상 보장되는 고객의 권리를 상당한 이유 없이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조항이다. (약관법 제11조 제1호)
두 번째는 모든 손해를 고객에게 귀속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민법 750조 상 자신의 고의,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
비용부담 주체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고의, 과실 여부를 입증한 후 결정하는 것이 타당함에도 고객의 책임과 무관하게 모든 손해나 비용에 대한 책임을 고객에게 전가 하고 있다.
이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며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약관 조항이다. (약관법 제6조 제2항 제1호 및 제7조 제2항)
세 번째는 고객의 의무를 포괄적, 추상적으로 규정한 조항이다.
원칙적으로 상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채권에 대해 예외적으로 상환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그 내용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하는데 현행 조항은 상환청구 사유가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다.
이 같은 조항을 근거로 은행은 고객에 대해 매출채권 상환청구권을 남용할 우려가 있으며 이는 원칙적으로 상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당초의 계약내용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이는 고객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내용을 은행이 자의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다. (약관법 제6조 제2항 제1호)
네 번째는 장래에 발생할 위험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조항이다.
동 조항은 미래의 특정한 사유나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 법률상 소송이 진행되지 아니하고 향후에도 이러한 소송이 제기될 염려가 없다는 것을 고객에게 미리 확인받는 조항이다.
양 당사자 간에 의사의 합치로 계약이 정당하게 체결된 경우라도 사전에 예상하지 못한 권리 침해가 발생하는 경우 계약 변경 및 수정 등 이의제기 절차가 허용되는 것이 타당하다.
동 조항은 고객에게 향후 소송 등이 제기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인을 받음으로써 고객의 이의제기를 금지하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소제기 금지조항이다. (약관법 제14조)
다섯 번째는 문서위조 사고 및 전산장애 등에 대한 은행의 면책조항이다.
문서위조 관련 거래 사고에 대한 은행의 면책사유는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규정되어야 함에도 은행이 인감을 확인했다는 것만으로 고의, 과실에 대한 판단 없이 은행을 광범위하게 면책한다.
이는 사업자의 고의, 중과실에 대한 법률상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이다. (약관법 제7조 제1호)
전산장애 관련 컴퓨터, 전산시스템, 송금정보 관리 등은 은행의 관리·지배영역 내에 있는 것으로 이에 대한 관리책임은 은행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동 조항은 고의, 과실에 대한 판단 없이 어떠한 경우에도 은행을 면책하고 모든 부담을 고객이 지도록 하고 있다.
이는 사업자의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이며 사업자가 부담하여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이전시키는 조항이다. (약관법 제7조 제1호 및 제2호)
여섯 번째는 개별 통지 없이 다른 상품으로 자동 전환되도록 하는 조항이다.
현행 약관조항은 가입시점에 고객이 포괄적으로 동의하면 5년 후 또는 일정 나이 도달 시 고객의 예금이 다른 상품으로 전환된다는 점을 전환시점에 은행이 별도로 통지할 필요가 없도록 규정한다.
이에 따라 상품 전환시점에 고객은 본인의 예금이 다른 상품으로 전환되었다는 것을 모른 채 거래를 계속할 수 있다.
상품이 전환되면 고객이 누리던 혜택이 변경되거나 소멸되는 등 고객의 권리관계에 중요한 변경이 발생하므로 사전에 고객에게 알려주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전환시점에 별도의 통지를 받기를 원하는 고객에 대해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동전환 사실을 고객에게 통지할 필요가 있다.
일곱 번째는 해지신청이 없으면 재예치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이다.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재예치할 것인지의 여부는 당사자 간 합의가 필수적인 사항이지만 예금, 적금 상품은 매번 연장 동의를 구하기 어려워 일괄적으로 동의를 받아 재예치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가입 당시 일괄동의를 받았더라도 재예치 시점에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1년 기간씩 4회를 자동으로 재예치 한다면 고객은 본인의 예금 연장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채 거래를 계속할 수 있다.
상품을 같은 은행에 계속 유지할지 문제는 개인의 예금상품 운영에 핵심이라 할 것인바 고객이 재예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다.
따라서 재예치 시점에 개별통지를 원하는 고객에 대해 고객과 합의한 방법으로 통지하여 고객이 재예치 사실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여덟 번째는 고객이 약관변경에 대해 이의 제기 시 은행의 확인의무 완화조항이다.
원칙적으로 계약 내용이 되는 약관조항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통지 및 고객의 승낙을 통해 합의가 있어야 할 것이며 변경을 원치 않을 경우 고객은 계약해지 권한을 가진다 할 것이다.
다만 불특정 다수의 고객과의 계약을 약관으로 체결 시 개별 동의를 구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변경 약관 내용을 고지하고 고객이 계약 존속여부를 판단할 상당한 기간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
고객이 약관변경 통지에 이의를 제기하였을 때 은행이 이에 대해 확인해 주는 것은 약관 변경과 관련하여 핵심적인 내용에 해당한다.
현행 조항은 은행은 이용자에게 적절한 방법으로 약관 변경 내용을 통지하였음을 확인해 주어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약관 변경 내용 확인방법이 결여되어 있다.
이는 고객의 약관변경에 대한 항변권을 유명무실하게 하는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다. (약관법 제6조 제2항 제1호)
아홉 번째는 오류에 대한 승인을 간주하는 조항이다.
계좌명세서의 내용은 정확해야 하고 부정확한 경우 수정되어야 함이 마땅함에도 동 조항은 예외 없이 60일 이내에 고객에게 확인 및 통지 의무를 부여하였다.
은행에 귀책사유가 있는 명세서의 오류나 고객이 귀책사유 없이 통지하지 못한 경우 등 예외적 사유가 있음에도 일률적으로 기한을 설정하여 승인을 간주하고 있다.
계좌명세서의 정확성이 담보되지 않은 채로 60일이 경과하면 오류 내용을 변경할 수 없도록 한다면 거래의 명확성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일정 기한 내에 통지가 없으면 고객이 승인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어 일정한 부작위가 있으면 고객의 의사표시가 표명된 것으로 보는 불공정한 조항이다.(약관법 제12조 제1항)
열 번째는 관할법원 조항이다.
당사자 간 재판관할 합의의 유효성은 당사자 간 특약이 있는 경우에 한하고(민사소송법 제29조), 합의가 성립하지 않은 경우에는 동법 제2조에 따라 피고의 주소지가 있는 곳의 법원이 관할법원이 된다.
즉, 당사자 간의 개별적이고 명백한 합의에 의하여 법정 관할 법원과 다른 법원을 정할 수 있으나 약관으로 고객에게 불리한 관할합의 조항을 정하는 것은 사업자에게만 유리하다.
고객에게는 소제기 또는 응소에 불편을 초래하여 소송을 포기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재판관할 합의조항이다.(약관법 제14조 제1호)
시정요청 조항 이외에 22개 유형의 약관 조항에 대해 은행측(22개 은행)이 자진 시정하기로 하여 불공정 조항을 수정 또는 삭제하도록 하였다.
주요 자진시정 약관 조항 중 첫 번째는 별도의 고지 없이 일정기간 경과 후 자동 해지되도록 하는 조항이다.
해지 전 고객에 대해 개별적으로 통지 하도록 약관을 수정하였다.
두 번째는 ① 우대혜택을 확인하는 방법을 규정하지 않거나, ② 우대서비스 제공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조항이다.
적금의 우대혜택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하고, 우대서비스 제공기간을 약관에서 명시하도록 수정했다.
세 번째는 ① 부가혜택을 은행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변경하도록 하는 조항과 ② 혜택 변경 시 기존 고객에 대한 적용 여부가 불명확한 조항이다.
변경일 이전에 가입한 고객에 대해서는 임의로 계약내용을 변경하지 않도록 약관 수정했다.
우대혜택은 계약 내용의 핵심이므로 기존 고객이 기대하였던 혜택을 고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타당하다.
네 번째는 중도해지 시 적용하는 이율을 명시하지 않은 조항이다.
중도해지 시 영업점 및 홈페이지에 고시된 대상적금의 중도해지 이율을 적용한다고 명시한다.
다섯 번째는 고객에게 불리하게 약관을 변경하는 경우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을 통지하지 않는 조항 등 개정 약관에 대한 기존 고객 통지조항이다.
고객이 약관 변경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을 약관 변경 1개월 전에 개별적으로 통지하도록 수정했다.
여섯 번째는 신고접수 일정시간 후에 효력이 발생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전자금융거래법 제10조에 따라 신고를 받은 즉시 효력이 발생하도록 약관을 수정했다.
일곱 번째는 이체처리 순서 등을 은행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한 조항이다.
은행의 이체처리 순서 등을 예시로서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동 내용을 약관에서 안내했다.
여덟 번째는 수수료 등 은행이 특정 항목을 고시하지 않는 사유를 포괄적으로 규정한 조항이다.
어떤 성질상 고시하기 어려운지에 대해 구체적인 사유를 적시했다.
아홉 번째는 약정서의 조건들에 대해 고객이 모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이다.
동의간주 내용을 삭제하고 약정 조건을 고객에게 설명 및 고지하도록 수정했다.
열 번째는 자동이체 업무와 관련하여 은행의 고의, 중과실이 없는 경우 고객의 이의제기를 금지한 조항이다.
은행의 고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경과실 포함) 은행을 면책하도록 수정하고 이의제기 금지 조항은 삭제했다.
열한 번째는 은행이 고객의 정보를 제휴기관에 제공하는 경우 고객이 이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상 고객이 개별 제휴사에 정보제공을 거부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한바 동 조항을 삭제했다.
열두 번째는 근저당권 설정비용 부담 주체가 상이한 약관조항이다.
공정위 표준약관의 내용을 반영하여 근저당권 설정비용은 은행이 부담하도록 수정했다.
열세 번째는 ① 고객의 이의제기를 금지하거나 취소하는 조항과 ② 고객의 철회권을 제한하는 조항의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
금융 약관은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워 불공정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바, 금번에 다수의 불공정 약관을 개선하도록 하였다.
이번 시정 조치는 고객의 권리를 강화하고 예측가능성을 높임으로써 금융소비자에게 불공정 계약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위험부담을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부당하게 은행이 면책되던 약관조항을 다수 수정하도록 하여 소비자와 은행 간의 분쟁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금번에 문제된 조항과 유사한 조항에 대해서도 함께 수정하도록 금융당국에 시정을 요청함으로서 은행 약관의 전반적인 불공정성을 해소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은행약관 이외에도 신용카드 약관, 금융투자 약관, 상호저축은행 약관 등 금융 약관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공정성을 시정하여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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